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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에 지명도 안 된 선수가 NBA 챔피언십 우승 멤버가 될 수 있을까요? 알렉스 카루소가 실제로 그 길을 걸었습니다. 이현중 선수가 보스턴 셀틱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로부터 Exhibit 10 계약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이 바로 카루소였습니다. 쉽지 않은 길인 건 알지만, 그래서 더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Exhibit 10과 투웨이 계약, 뭐가 다른 걸까
솔직히 말하면 저도 1~2년 전까지는 NBA 계약 구조가 정식 계약 아니면 10일 계약, 딱 두 가지인 줄 알았습니다. 카와무라 유키와 이현중 선수 소식을 챙겨보면서 처음으로 Exhibit 10이나 투웨이 계약 같은 용어를 제대로 찾아보게 됐습니다.
먼저 투웨이 계약(Two-Way Contract)부터 짚어보면, 이건 NBA 15인 정규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구단에 등록된 상비군 계약입니다. 쉽게 말해 NBA와 산하 G리그 팀을 오가며 활동하는 형태로, 팀당 최대 3자리가 주어집니다. 연봉은 신인 최저 연봉의 절반 수준인 약 8억 원대 후반이고, 정규 시즌 NBA 경기는 최대 50경기까지 출전 가능합니다. 플레이오프는 정식 계약으로 전환돼야 뛸 수 있고, 계약 기간은 최대 2년입니다.
Exhibit 10 계약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것은 1년짜리 최저 연봉 계약에 붙는 특별 조항으로, 보장 금액이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보장이 없다"는 말은, 트레이닝 캠프 도중 방출될 경우 연봉을 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대신 방출 후 구단 산하 G리그 팀에 60일 이상 잔류하면 최대 85만 5천 달러(약 11억 원)의 보너스가 지급되는 인센티브 조항이 붙어 있습니다. NBA 구단 입장에서는 오프 시즌 캠프 여분 자리를 채우면서 마음에 드는 선수를 G리그로 안전하게 연결하는 통로로 씁니다.
- 투웨이 계약: NBA 등록 선수 신분 유지, 정규 시즌 최대 50경기, 연봉 약 8억 원대 후반
- Exhibit 10 계약: 보장 없는 최저 연봉 계약 조항, 방출 후 G리그 잔류 시 보너스 최대 85만 5천 달러
- 공통점: 두 계약 모두 드래프트 미지명 선수가 NBA 문을 두드리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
카루소, 덩컨 로빈슨, 그리고 카와무라 — 이 길이 진짜였다
투웨이 계약이나 Exhibit 10을 "NBA 찍먹용"으로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이 경로를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사례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카루소는 2017년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못한 뒤 G리그를 거쳐 레이커스와 투웨이 계약을 맺었고, 이후 정식 계약으로 전환해 2020년 NBA 우승 반지를 끼었습니다. 현재는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는 수비 전문가로 자리잡았습니다(출처: NBA 공식 스탯). 덩컨 로빈슨은 마이애미 히트와 투웨이 계약으로 시작해 현재 리그 최고 수준의 3점 슈터로 인정받으며 5년 9천만 달러 계약을 따냈고, 오스틴 리브스 역시 레이커스와 투웨이로 출발해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이현중 선수와 경로가 가장 유사한 사례는 역시 카와무라 유키입니다. 카와무라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Exhibit 10 계약을 맺은 뒤 캠프에서 살아남아 투웨이로 전환했고, 실제로 NBA 정규 시즌 22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이후 시카고 불스, LA 클리퍼스를 거치며 NBA 무대에서 계속 기회를 잡고 있습니다. 제가 이 과정을 찾아보면서 느낀 건, 아시아 선수가 이 경로를 밟아 실질적인 NBA 커리어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현중 선수에게도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것입니다.
보스턴인가 포틀랜드인가 — 이현중의 선택지 들여다보기
이번 Exhibit 10 제안이 제 눈길을 끈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보스턴 셀틱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이현중 선수가 미니캠프를 다녀온 팀들과 다릅니다. 즉, 직접 함께 훈련하지 않은 구단들이 계약 제안을 보내온 것인데, 이건 NBA 스카우팅 네트워크가 이현중을 꾸준히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제 경험상 스포츠 계약에서 "보지도 않고 오퍼를 낸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Exhibit 10을 수락할 경우 카와무라 유키의 경로를 그대로 밟게 됩니다. 트레이닝 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투웨이 계약 전환을 노리고, 실패하면 G리그 팀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시즌 중 열리는 투웨이 빈자리를 노리는 시나리오입니다. 위험 부담은 있지만, NBA 무대에서 직접 평가받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합니다(출처: NBA G리그 공식).
나가사키 잔류를 선택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B리그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과 확실한 수입을 보장받으면서, 11월과 2월에 열리는 FIBA 월드컵 예선 윈도우에 대표팀 일원으로 합류할 수 있습니다. NBA 도전이 1년 늦춰지는 건 사실이지만, NBA 구단들이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포기는 아닙니다. 두 선택 모두 논리가 있고,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선수의 결정이 대표팀 운명을 바꿔야 하는 현실
이현중 선수의 선택이 곧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의 FIBA 월드컵 예선 성패와 직결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가 최근 평가전과 국제경기를 직접 챙겨보면서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이현중의 존재감은 경기가 흘러가는 내내 선명하게 드러났고,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당장 보이지 않는다는 건 솔직한 관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상황 자체가 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선수의 개인 결정에 국가대표팀 성적이 이 정도로 달려 있다는 건, 달리 말하면 그만큼 선수층이 얕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현중 개인에게 대표팀을 위해 안정적인 선택을 기대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방향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수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협회와 리그가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2026년 아시안 게임도 빠질 수 없는 변수입니다. 2014년 이후 금메달을 노리는 대회인 동시에, 이현중 선수 입장에서는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할 경우 해외 커리어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일정이 여러 개 겹치는 시기에 내리는 결정은 단순히 어느 팀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선수로서의 전체 커리어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의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Exhibit 10 계약을 받으면 NBA 선수가 되는 건가요?
A. 엄밀히 말하면 아닙니다. Exhibit 10은 NBA 정식 계약이 아니라 트레이닝 캠프 참가 자격을 주는 비보장 조항에 가깝습니다. 캠프에서 살아남아 투웨이 계약 또는 정식 계약으로 전환돼야 NBA 선수 명단에 오르게 됩니다. 카와무라 유키처럼 Exhibit 10으로 시작해 투웨이로 전환에 성공한 사례가 이현중 선수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 경로입니다.
Q. 투웨이 계약 선수는 NBA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나요?
A. 기본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투웨이 계약 선수는 NBA 15인 정규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출전하려면 정규 시즌 종료 전 정식 계약으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규 시즌에는 최대 50경기까지 NBA 무대에서 뛸 수 있습니다.
Q. 이현중 선수가 나가사키에 잔류하면 NBA 도전 기회가 사라지나요?
A. 그렇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이미 보스턴과 포틀랜드가 직접 보지도 않고 오퍼를 냈다는 건 NBA 스카우팅 레이더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뜻입니다. B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가면서 내년 오프 시즌을 노리는 것도 충분히 유효한 전략이고,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오히려 더 큰 폭의 선택지가 열릴 수 있습니다.
Q. G리그는 NBA랑 어떤 관계인가요?
A. G리그(NBA G League)는 NBA의 공식 산하 개발 리그입니다. 2017년 D리그에서 G리그로 개편되면서 선수 육성 기능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각 NBA 구단은 산하 G리그 팀을 보유하며, 투웨이 계약 선수나 Exhibit 10 방출 선수들이 이곳에서 경쟁하며 NBA 복귀 기회를 노립니다.
결론
이현중 선수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그 결정을 응원할 것입니다. Exhibit 10이라는 경로가 NBA 입성의 확실한 보증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카루소와 카와무라가 증명했듯 이 길은 분명히 존재하고 실제로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나가사키에서 한 시즌을 더 쌓는 선택도 결코 후퇴가 아닙니다.
제가 더 바라는 건 이현중 선수의 선택이 어느 쪽이든, 한국 농구가 이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 것입니다. 한 선수의 거취가 국가대표팀 운명을 결정짓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도전하고, 그 경험이 다시 대표팀의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 그게 진짜 한국 농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