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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놓치셨다면 꼭 보셔야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8강, 요르단을 상대로 한국 남자농구가 114-80, 무려 34점 차 완승을 거두며 8년 만에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지난 항저우에서 8강 탈락의 쓴맛을 봤던 기억이 아직 선한데, 이번엔 정말 다른 느낌입니다.

 

요르단전, 뚜껑을 열자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FIBA 랭킹 — 국제농구연맹(FIBA)이 매기는 국가대표팀 공식 세계 순위 — 에서 요르단은 한국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고, 단판 토너먼트 특성상 한 번 흐름을 내주면 대회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8강이라는 단어만 봐도 괜히 긴장됐던 건, 아마 항저우 때의 기억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경기 시작 5분도 안 돼서 그 걱정이 싹 사라졌습니다. 한국은 첫 쿼터부터 10-0 런(run) — 상대에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연속으로 득점을 쌓아가는 흐름 — 으로 요르단을 몰아붙였습니다. 1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판은 28-8. 이 정도 흐름이 초반부터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요.

야투 성공률(field goal percentage) — 전체 슛 시도 중 성공한 비율을 나타내는 농구 기본 지표 — 이 56%를 기록했고, 리바운드에서도 44-29로 요르단을 압도했습니다. 단순히 슛이 잘 들어간 것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제가 한국 남자농구를 오래 봐왔는데, 국제 경기에서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잘 맞아떨어지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 1쿼터 스코어: 한국 28 - 요르단 8
  • 최종 스코어: 한국 114 - 요르단 80 (34점 차)
  • 야투 성공률: 56% / 리바운드: 44-29로 우세
  • 조별리그 포함 이번 대회 4연승 달성
요약: FIBA 랭킹에서 한국보다 높았던 요르단을 34점 차로 완파하며, 수치로도 흐름으로도 압도한 경기였습니다.

 

이현중이라는 선수, 이날 얼마나 무서웠냐면

이현중의 3점슛(three-point shot) — 코트 바닥에 그려진 3점 라인 밖에서 성공시키는 슛으로, 현대 농구에서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핵심 무기 — 이 이날 경기의 중심이었습니다. 3점슛 6개를 포함해 혼자서 28점을 쌓았는데, 제가 보면서 '저 거리에서도 던진다고?' 싶었던 위치에서도 림을 갈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볼을 잡으면 요르단 수비가 아예 따라붙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유기상도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 이정현이 12점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경기 막판, 에디 다니엘까지 득점에 성공하면서 코트에 나선 한국 선수 12명 전원이 스코어보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팀 케미스트리(team chemistry) — 팀원들 사이의 유기적인 호흡과 연대감으로, 조직력 농구의 근간이 되는 개념 — 가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한두 명의 컨디션에 경기 전체가 흔들리는 팀이 아니라는 것, 제 경험상 이게 토너먼트에서 멀리 가는 팀의 가장 큰 조건입니다. 여준석의 덩크, 최준용이 합류하자마자 바로 힘을 보태는 장면, 장재석이 골밑에서 몸싸움을 버텨내며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까지 — 역할이 고루 분산된 팀이라는 느낌이 경기 내내 들었습니다(출처: FIBA 공식 홈페이지).

요약: 이현중 28점을 중심으로 출전 12명 전원 득점, 특정 선수 의존 없이 팀 전체가 함께 만든 승리였습니다.

 

이란이라는 이름이 유독 특별하게 들리는 이유

준결승 상대가 이란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이었습니다. 한국 남자농구를 오래 봐온 분이라면 그 경기 기억하실 겁니다. 종료 2분 남짓을 남기고 75-70으로 뒤지던 상황, 양동근의 3점슛이 터지면서 한국이 극적으로 따라붙었고 결국 79-77로 역전해 금메달을 가져갔습니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도 그때가 마지막입니다.

그 후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동메달, 그리고 2023 항저우 대회에서는 8강에서 중국에 70-84로 패하며 메달 경쟁 자체가 끊겼습니다. 제가 그 항저우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허전함이 꽤 오래갔거든요. 그래서 이번 대회를 보는 눈이 남다릅니다.

12년 전 결승에서 만났던 이란을 이번엔 준결승에서 다시 만납니다. FIBA 랭킹 기준으로 이란은 28위, 한국은 57위입니다. 객관적인 수치만 보면 이란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8강에서 한국보다 랭킹이 높았던 요르단을 34점 차로 꺾은 것을 직접 보고 나니, 랭킹이 경기 결과를 미리 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선수들이 먼저 보여줬습니다(출처: 뉴시스).

2014년 한국 79 - 이란 77. 2026년 한국 vs 이란. 묘하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느낌이어서, 이번에도 마지막에 웃는 쪽이 어느 팀인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요약: 12년 전 금메달 결승의 상대였던 이란을 이번엔 4강에서 다시 만나는 묘한 서사, FIBA 랭킹 격차는 요르단전이 이미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란전, 제가 보는 핵심 변수는 이겁니다

이란전 경기일은 9월 18일입니다. 제가 이 경기를 앞두고 제일 눈여겨보고 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외곽슛과 리바운드입니다.

외곽슛의 경우, 이현중과 유기상, 이정현의 3점 라인 밖 득점 능력이 요르단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이란 수비도 쉽게 대응하기 어려울 겁니다. 3점슛이 살아있는 팀은 수비 입장에서 공간을 어디로 줄여야 할지 계속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이 압박을 여준석과 최준용이 골밑과 돌파 침투로 파고든다면, 이란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한 경기가 될 수 있습니다.

리바운드 싸움도 중요합니다. 오펜시브 리바운드(offensive rebound) — 공격 팀이 자기 팀의 실패한 슛을 직접 걷어내 추가 공격 기회를 만드는 리바운드 — 를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르단전에서 44-29의 리바운드 우세가 그냥 나온 수치가 아니거든요. 장재석을 중심으로 한 골밑 싸움이 이란전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이번 대회 분위기상 한 경기 더 욕심내는 게 무리한 기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한국 농구를 좋아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가장 설레는 순간이 우승을 확인하는 때가 아니라 '혹시 이번엔 정말 되는 거 아니야?' 하는 기대가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겁니다. 지금이 딱 그 순간입니다. 이란을 넘으면 결승이고, 반대편 대진에서 올라오는 팀이 어디든 쉬운 경기는 없겠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두 경기 모두 욕심내고 싶습니다.

요약: 이란전의 핵심 변수는 3점슛의 지속성과 오펜시브 리바운드 싸움, 두 가지가 요르단전 수준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는 경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4강에 오른 게 몇 년 만인가요?

A.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입니다. 2023 항저우 대회에서는 8강에서 중국에 패하며 일찍 대회를 마쳤기 때문에, 이번 4강 진출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Q. 이현중 선수가 요르단전에서 얼마나 활약했나요?

A. 3점슛 6개를 포함해 28득점을 올렸습니다. 먼 거리에서도 거침없이 슛을 시도했고, 특히 3쿼터에 외곽포가 연달아 터지면서 점수 차를 한때 40점까지 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대표팀에서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Q. 준결승 상대 이란은 얼마나 강한 팀인가요?

A. FIBA 랭킹 기준 이란은 28위, 한국은 57위로 객관적인 수치에서는 이란이 앞서 있습니다. 다만 이번 8강에서 한국이 한국보다 랭킹이 높았던 요르단을 34점 차로 완파했기 때문에, 랭킹만으로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3점슛과 리바운드 싸움이 이란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딴 게 언제인가요?

A.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입니다. 당시 결승에서 이란을 상대로 종료 직전까지 5점 차로 뒤지다가 79-7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번 준결승 상대가 하필 그 이란이라는 점에서, 농구팬 입장에서는 묘한 감정이 드는 대진입니다.

 

결론

제가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는데, 이번 대표팀을 보면서 오랜만에 '다음 경기가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농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현중의 장거리 3점슛, 여준석의 폭발적인 운동능력, 최준용의 에너지, 12명 전원 득점이라는 팀 케미스트리까지. 이 모든 게 한꺼번에 맞아떨어지는 경기를 8강에서 보여줬습니다.

준결승 이란전은 9월 18일 열립니다. 2014년 인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지금 이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농구를 믿으면서, 이번엔 결승까지 그 장면을 함께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금이 딱 그 기대를 품기 시작할 때입니다.

참고: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16_000379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