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국 펜싱이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는 지금, SK텔레콤이 AI 전력분석 시스템 'SKT-FAN'을 실전 투입했습니다.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코치도 AI가 대신하는 건가?"였습니다. 업무에서 AI를 꽤 써온 입장에서, 이 기술이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제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봤습니다.

 

SKT-FAN이 뭔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SKT-FAN은 'Fencing AI Nexus'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넥서스(Nexus)란 여러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를 뜻하는 말로, 펜싱에 관한 AI 기술을 한데 묶은 통합 분석 플랫폼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SK텔레콤이 2003년부터 24년째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로 한국 펜싱을 후원해 온 오랜 인연이 이번에 AI 기술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된 결과물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경기 영상에서 득점 변환 장면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것입니다. 득점 변환이란 스코어보드의 점수가 바뀌는 순간, 즉 득점 혹은 실점이 발생한 장면을 말합니다. 전력분석관이 평균 약 1시간 걸리던 20분짜리 경기 분석 중 영상 분할과 주요 장면 추출 작업을 10분 내외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SKT의 설명입니다(출처: 다음 뉴스).

제가 업무에서 AI를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이점도 이 지점입니다. 자료를 훑고 숫자를 맞추는 데 쓰던 시간을 줄이니, 실제로 판단하고 전달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SKT-FAN이 겨냥하는 것도 결국 같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 경기 영상 내 득점 변환 장면 자동 추출
  • 선수 움직임 및 상대 공격 패턴 분석 후 보고서 생성
  • 영상 분할·주요 장면 추출 작업 10분 내외로 단축
  • 코치·전력분석관의 전략 논의 시간 확보
요약: SKT-FAN은 경기 영상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코치와 전력분석관이 전략 논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AI 전력분석 플랫폼입니다.

여자 펜싱 에페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함재만 코치가 SKT의 펜싱 AI 전력분석 시스템 SKT-FAN을 활용해 전력 분석을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무대, 숫자로 보면 다릅니다

한국 펜싱은 2010 광저우부터 2022 항저우까지 아시안게임 4회 연속 펜싱 종목 종합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항저우 대회에서는 12개 세부 종목 중 금메달 6개를 가져왔습니다.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의 목표는 그 기록을 다섯 대회 연속으로 연장하는 것입니다.

펜싱 경기는 2026년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립니다. 남녀 각각 사브르·에페·플뢰레 3개 종목의 개인전과 단체전이 치러져 금메달은 총 12개입니다. 22~24일이 개인전, 25~27일이 단체전 일정이며, 23일에는 파리 올림픽 2관왕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나섭니다.

대회 첫날인 9월 22일, 송세라가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싱가포르의 티카나 키리아를 15 대 8로 꺾고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여자 에페 단체전은 25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26일에 예정돼 있습니다. 도경동, 전하영, 이혜인, 임태희, 양승혜까지 각 종목 주요 선수들의 이름도 출전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요약: 한국 펜싱은 4연패 기록을 이어 5연패를 노리며, 송세라의 첫날 금메달로 출발이 신호탄을 올렸습니다.

 

7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준우승 당시 오상욱(오른쪽부터), 도경동, 박상원, 황희근

전력분석에 AI를 쓴다는 게, 실제로 어떤 의미일까요?

제가 직접 써봤는데, AI가 초안을 잡아주는 속도는 정말 빠릅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그대로 쓸 수 있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숫자는 반드시 원본 데이터로 다시 검토했고, 문장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지 제가 다시 판단해야 했습니다. AI는 범위를 좁혀줬을 뿐, 선택은 언제나 제 몫이었습니다.

SKT-FAN의 작동 방식도 비슷한 구조라고 봅니다.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선수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합니다. 여기서 컴퓨터 비전이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서 AI가 사람이나 사물을 알아보고 그 행동을 분석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전력분석관 대신 AI가 수백 장의 영상 프레임을 먼저 훑어보고 "이 장면이 중요합니다"라고 표시해 주는 방식입니다.

물론 SKT가 밝힌 '분석 업무 최대 90% 절감'은 목표치입니다. 이 수치가 곧바로 승률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분명합니다. 코치와 전력분석관이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장면을 골라내는 데 쓰던 시간을, 선수와 마주 앉아 전술을 논의하는 데 더 쓸 수 있다는 것. 그 변화가 훈련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출처: SK텔레콤).

요약: SKT-FAN은 컴퓨터 비전으로 영상 분석 속도를 높이지만, 전술 판단과 선수 지도의 최종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있습니다.

 

코치의 자리는 없어지는 걸까요?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AI가 움직임 패턴을 읽고 전략까지 제안한다면, 코치는 뭘 하게 되는 걸까?"였으니까요. 업무에서 AI가 초안을 만들고 자료를 정리하는 장면을 봐왔기에 이 질문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AI가 숫자를 빠르게 정리해줄수록, 그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느 맥락에서 쓸지 판단하는 일이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피스트(Piste) 위의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피스트란 펜싱 경기가 진행되는 14미터 길이의 직사각형 경기 구역을 말합니다. AI가 패턴을 분석할 수 있어도, 선수의 그날 컨디션, 심리 상태, 실점 직후 흔들린 리듬을 잡아주는 한마디는 데이터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AI의 분석이 정밀해질수록 코치의 역할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선수에게 맞게 전달하는 역량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공격 패턴과 코치가 현장에서 감지하는 흐름이 충돌할 때, 무엇을 믿고 어떤 전술을 선택할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그 판단의 질이 피스트 위의 결과를 가릅니다.

요약: AI 분석이 정밀해질수록 코치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선수에게 전달하는 인간적 판단이 더 핵심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KT-FAN은 실제 경기 중에도 실시간으로 분석하나요?

A. 현재 공개된 내용 기준으로는 경기 영상을 사후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득점 변환 장면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선수 움직임을 분석한 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입니다. 실시간 분석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습니다.

 

Q. 분석 업무 90% 절감이라는 수치는 실제로 달성된 건가요?

A. SK텔레콤이 밝힌 수치는 목표치입니다. 현재 확인된 수치는 20분짜리 경기 한 편 기준으로 영상 분할과 주요 장면 추출 작업을 10분 내외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이 수치가 곧바로 승률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실제 훈련 현장에서의 효과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Q. 2026 아시안게임 펜싱 경기는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A. 2026년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립니다. 22~24일은 개인전, 25~27일은 단체전이며 금메달은 총 12개입니다. 23일에는 오상욱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이 예정돼 있습니다.

 

Q. 한국 펜싱이 아시안게임 몇 연패를 기록 중인가요?

A. 2010 광저우부터 2022 항저우까지 4회 연속 펜싱 종목 종합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항저우 대회는 명칭과 달리 실제 경기가 2023년에 열렸습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5연패 달성이 목표입니다.

 

결론

제가 이 소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금메달 숫자보다, AI가 확보해 준 시간을 사람이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업무에서 직접 경험했듯이, AI가 반복 작업을 줄여준다고 해서 판단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결정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압박이 생깁니다.

SKT-FAN도 그런 도구입니다. 24년간 이어온 SK텔레콤의 후원이 AI라는 방식으로 확장된 지금, 한국 펜싱이 남은 단체전에서 어떤 전술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25일 여자 에페 단체전과 26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 일정을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v.daum.net/v/p5qEz6hD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