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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중계를 틀어놓고 1순위 발표만 확인한 뒤 채널을 돌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2014년 KBL 신인 드래프트를 처음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뒤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자리는 단순히 순위를 매기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수십 명의 선수가 저마다 다른 결말을 받아들이는 자리였고, 그 무게가 화면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지명순위는 꼴찌 팀이 먼저 뽑는다고? 실제론 달랐습니다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순위를 정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지난 시즌 꼴찌 팀이 1순위를 가져간다"고 알고 계십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실제 방식을 확인해보니 꽤 다른 구조였습니다.

KBL은 드래프트 로터리(Draft Lottery) 방식을 적용합니다. 드래프트 로터리란, 지명순위를 단순한 역순이 아니라 확률 추첨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4개 팀에는 각각 20%의 확률이 주어지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2개 팀에는 각각 7%, 4강에서 탈락한 2개 팀에는 각각 3%가 배정됩니다. 이 추첨으로 1~4순위 지명권을 먼저 결정하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과 우승팀은 각각 9순위, 10순위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낮은 확률의 팀이 상위 지명권을 가져가는 이변도 얼마든지 생깁니다. 2025년 드래프트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7% 확률을 배정받았던 안양 정관장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갔고, 고려대 가드 문유현을 선택했습니다(출처: 연합뉴스). 처음에 이 결과를 접했을 때 저도 꽤 놀랐습니다. 확률상 가장 유력한 팀들이 아니었으니까요.

1라운드가 끝나면 2라운드는 1라운드의 역순으로 진행됩니다. 라운드가 뒤로 갈수록 구단이 지명권 행사를 포기하면서 드래프트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구조입니다.

  • 플레이오프 미진출 4개 팀: 각 20% 확률로 1~4순위 추첨 참여
  • 6강 탈락 2개 팀: 각 7% 확률, 4강 탈락 2개 팀: 각 3% 확률
  •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우승팀은 각각 9, 10순위 자동 배정
  • 2라운드부터는 1라운드 역순 진행, 지명 포기 시 드래프트 종료
요약: KBL 드래프트 지명순위는 꼴찌 자동배정이 아닌 로터리 추첨 방식이라, 낮은 확률 팀도 1순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2014년 드래프트 추첨, 허웅 아버지가 아들을 뽑을 줄 알았습니다

제가 KBL 드래프트를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한 계기가 2014년 드래프트였습니다. 당시에는 이승현, 김준일, 정효근처럼 대학농구에서 이미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 한꺼번에 참가했기 때문에 지명 순서 하나하나가 화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허웅의 지명 순서였습니다. 허웅은 당시 연세대 3학년을 마치고 얼리 엔트리(Early Entry)로 드래프트에 참가했습니다. 얼리 엔트리란, 대학 졸업 전에 드래프트에 신청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졸업을 기다리지 않고 일찍 프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된 선수라면 확실히 유리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당시 허웅의 아버지 허재 감독이 이끌던 KCC가 바로 4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아버지가 아들을 직접 선택하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KCC는 김지후를 선택했고, 바로 다음 순번인 5순위에서 원주 동부가 허웅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예상과 다른 전개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됐습니다.

그날 드래프트에는 39명이 참가했는데, 그중 21명만 지명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18명은 이름이 불리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1순위 발표만 보고 화면을 껐던 예전의 저는 그 18명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셈입니다.

요약: 2014년 드래프트는 얼리 엔트리 허웅을 포함한 쟁쟁한 멤버들이 참가해, 지명 순서 하나하나가 화제가 된 역대급 드래프트였습니다.

얼리 엔트리로 뽑힌 선수가 그 시즌에 바로 뛸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드래프트는 시즌 개막 전에 열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당연히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KBL의 드래프트 일정을 직접 확인해보니 구조가 꽤 달랐습니다.

2026-2027 KBL 정규리그는 2026년 10월 3일 개막하지만, 2026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11월 20일에 열립니다. 시즌이 이미 한 달 이상 진행된 뒤에 드래프트가 열리는 구조입니다. 드래프트 이전에는 드래프트 컴바인(Draft Combine)이 진행됩니다. 드래프트 컴바인이란, 각 구단의 스카우트가 참가 선수들의 신체 능력과 기술을 직접 평가하는 사전 측정회를 말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는 10월 28일에 컴바인이, 11월 9일에 구단 지명 순위 추첨이 예정돼 있습니다(출처: 연합뉴스).

신인 선수들은 지명을 받은 뒤 소속팀 훈련에 합류하고 선수 등록 절차를 거쳐 그 시즌 정규리그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2025년 전체 1순위로 정관장에 지명된 문유현이 실제로 2026년 1월 1일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른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또 2026 드래프트부터는 참가 선수 전원이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는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포함한 선수 자격 검증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단순히 기량만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드래프트의 의미가 이전보다 더 넓어졌다고 봅니다.

요약: KBL 드래프트는 시즌 개막 이후 열리지만, 지명된 신인 선수는 등록 절차를 거쳐 해당 시즌 정규리그에 바로 출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KBL 드래프트는 꼴찌 팀이 무조건 1순위를 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KBL은 드래프트 로터리 방식을 적용해 확률 추첨으로 지명순위를 결정합니다. 성적이 가장 낮은 팀에게 높은 확률이 주어지는 건 맞지만, 낮은 확률을 가진 팀이 1순위를 가져가는 이변도 실제로 일어납니다. 2025년 안양 정관장이 7% 확률로 전체 1순위를 가져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Q. 얼리 엔트리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면 불리한 건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 졸업 전에 도전하면 불리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얼리 엔트리는 준비된 선수가 좋은 드래프트 클래스를 택해 더 높은 순위를 노릴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합니다. 2014년 허웅이 연세대 3학년을 마치고 얼리 엔트리로 참가해 전체 5순위로 지명된 것이 좋은 예입니다.

 

Q. 드래프트에서 지명 못 받으면 프로는 완전히 끝인가요?

A. 한 번의 미지명이 선수 생명을 끝내지는 않습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가 다음 해 드래프트에 재도전해 프로에 입단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재도전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현실입니다. 그런 선수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오히려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2026 KBL 드래프트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참가 신청은 2026년 9월 21일까지이며, 10월 28일에 드래프트 컴바인, 11월 9일에 구단 지명 순위 추첨, 11월 20일에 트라이아웃과 본 드래프트가 열립니다. 정규리그는 이미 10월 3일에 개막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드래프트가 열리는 구조입니다.

 

결론

드래프트를 처음 끝까지 지켜봤던 날 이후로, 저는 1순위 발표보다 마지막 라운드를 더 주의 깊게 보게 됐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순위로 이름이 불리는 선수, 끝까지 호명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선수, 지명을 받는 순간 가족과 함께 일어나는 선수. 그 모든 장면이 한 번의 드래프트 안에 담겨 있습니다.

KBL 신인 드래프트는 단순히 올해 어느 팀이 좋은 선수를 뽑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수십 년의 준비가 몇 시간 안에 결과로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2026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어느 구단이 상위 지명권을 가져갈지는 11월 20일이 돼야 알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 컴바인과 지명 순위 추첨 결과를 하나씩 확인해가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60901090900007